원혼
원혼은 한(恨)을 품고 죽은 넋이다. 한이 맺힌 장소나 물건, 사람 곁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며, 그 연고지를 스스로 떠나지 못한다.
가까이 있으면 주위의 온도가 내려가고, 오래된 먼지 냄새 같은 것이 난다. 누군가 그 사연을 입에 올리거나 되새길수록 원혼의 힘은 커진다.
— 소리 내어 읽지 말 것.
억지로 쫓아내려 하면 사라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날뛰며 사람을 해친다. 원혼을 보내는 길은 하나뿐이다. 진혼 의식으로 그 사연을 듣고 한을 풀어 주는 것. 그러려면 망자의 유품이 필요하다. 진혼에 성공하면 연고지는 깨끗해지고,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원혼을 나누는 네 갈래는 마을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오래된 구분에서 나왔다.
잔류형
- 성질:
- 공격성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흩어진다.
- 경계 등급:
- 하
지박형
- 성질:
- 한 장소에 묶여 있다.
- 경계 등급:
- 중
빙의형
- 성질:
- 관계된 사람에게 옮겨붙는다. 숙주를 바꿔 가며 움직일 수 있어 뒤를 쫓기 어렵다.
- 단서:
- 숙주의 행동이나 말투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 경계 등급:
- 중
원귀형
- 성질:
- 의지가 뚜렷하고, 가장 위험하다. 한의 대상이 된 사람을 직접 노린다.
- 대응:
- 진혼과 함께 노려지는 사람의 안전을 먼저 지켜야 한다.
- 경계 등급:
- 상
계약 존재
계약 존재는 본래 이 세계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살며, 계약을 통해서만 이쪽으로 건너온다. 억지로 불러낼 수는 없다. 계약은 반드시 스스로 원해서 맺어야 하고, 피나 서명, 특정한 물건 같은 매개체가 있어야 성립한다.
그들은 계약 문구를 글자 그대로만 이행한다. 문구에 없는 일은 하지 않고, 문구가 허락하는 일이라면 사람이 바라지 않은 방식으로도 해낸다. 그리고 대가는 반드시 받아 간다. 대개 기억이나 시간, 감각처럼 형체가 없는 것이고, 드물게는 몸의 일부다.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계약을 중개한 결사가 빚을 받으러 오는 채권자처럼 그것을 거두어 간다.
그들이 가까이 있으면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그러나 그 모습은 계약자에게만 또렷이 보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는 흐릿하거나 아예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목격자를 찾기가 어렵다.
계약을 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존재의 진짜 이름, 진명(眞名)을 알아내는 것이다. 진명을 쥐면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조건을 다시 협상할 수 있다.
그들의 세계에서 수가 가장 많은 것은 하급이고, 등급이 오를수록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하급
- 그들의 세계에서:
- 가장 흔하다. 이쪽 세계에 나타나는 계약 존재의 대부분이 하급이다.
- 권능:
- 제한적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게 하거나, 하루의 운을 조금 기울이거나, 누군가의 눈길을 잠시 붙잡는 정도의 일을 한다.
- 대가:
- 비교적 가볍다. 몇 시간의 기억, 짧은 시간, 잠시 흐려지는 감각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작은 대가도 쌓이면 사람을 갉아먹는다.
- 계약을 깨려면:
- 진명을 몰라도 깰 수 있다. 해결사들이 가장 자주 다루는 계약이다.
- 경계 등급:
- 하
중급
- 그들의 세계에서:
- 하급보다 수가 적다. 이쪽에서는 대개 결사의 의식을 거쳐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 성질:
- 자아가 뚜렷해 말이 통하고, 저마다 고집과 취향이 있다. 계약자와 언쟁을 벌이는 일도 드물지 않다.
- 권능:
- 한 사람의 처지를 바꿀 만한 일을 해낸다. 막힌 길을 열고, 다가오는 위험을 비껴가게 하고, 잃을 뻔한 것을 붙잡아 둔다.
- 대가:
- 무거워진다. 수년의 시간, 소중한 기억, 감각 하나를 통째로 요구하기도 한다.
- 계약을 깨려면:
- 진명을 알아야만 깰 수 있다. 다만 깨려 할 때의 위험은 상급보다 덜하다.
- 경계 등급:
- 중
상급
- 그들의 세계에서:
- 드물다. 이쪽으로 불러내려면 오랜 준비와 공들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전해진다.
- 권능:
- 강력하다. 계약 하나로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 한 장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 대가:
- 가장 무겁다. 몸의 일부를 요구하는 계약은 대개 이 등급에서 나온다.
- 징후:
- 가까이 있으면 전자기기와 시계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 계약을 깨려면:
- 진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깨려 하는 순간 위험이 급격히 커지므로, 준비 없이 손대서는 안 된다.
- 경계 등급:
- 상
특급
그들의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만 존재한다고 ■■■■■.
인간의 기록에 남은 출현은 세 차례 고작 몇 번뿐이며, 모두 ■■ 만에 모습을 감췄다.
출현 당시의 기록 일부는 ■■■과 ■■■■■의 합의 ■■로 봉인되었고, 그 존재를 아는 것 자체가 ■■■■.
첫 출현은 ■■■■ 무렵
이 등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정보가 부족하여 알 수 없다.
하이브리드 오염
무속의 결계와 서구의 봉인이나 의식이 한자리에서 겹칠 때 일어난다. 어느 쪽이 먼저였든 마찬가지다.
두 문법이 부딪치면 규칙이 뒤섞인다. 원혼이 대가를 요구하고, 계약 존재가 한 장소에 묶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기록에 남은 최초의 대규모 오염은 1970년대 말의 흑운사건이다.
오염은 세 단계로 나뉜다. 조율에 성공하면 한 단계 아래로 낮출 수 있다.
경미
- 조짐:
- 좁은 곳에서 이유 없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 양상:
- 국소적인 뒤틀림. 대개 저절로 회복된다.
- 경계 등급:
- 하
중등
- 조짐:
- 일정한 반경 안에서 비슷한 목격담이 여럿 나온다.
- 양상:
- 구역 전체에 영향이 미친다. 조율이 필요하다.
- 경계 등급:
- 중
중증
- 조짐:
- 구역 전체에서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는 것이 느껴진다.
- 양상:
- 그곳을 격리하고 오랫동안 처치해야 한다.
- 경계 등급:
- 상
미리 조율하지 않고 두 체계를 섞는 일은 금물이다.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먼저 조율해야 하고, 그 조율에는 반나절 이상이 걸린다.
— 반나절도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