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록

이면의 사건 기록부

이 기록은 허구입니다. 실제 역사와 지명은 배경으로만 쓰였습니다.

서(序) — 이면이란

이 땅에는 사람들이 보지 않는 쪽이 있다. 한을 품고 죽은 넋이 떠나지 못하고 머무는 곳, 다른 세계의 존재가 계약을 통해 건너오는 곳. 이 기록은 그쪽을 이면(異面)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면을 모르거나 미신으로 여긴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대개 입을 다문다. 겪은 일이 너무 무겁고, 말해 봐야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큰 사건은 신문에 가스 누출이나 원인 불명의 사고로 실린다.

이면을 다루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땅의 무속이다. 굿과 부적과 진혼으로 한을 풀고 액을 다스린다. 넋의 사연을 듣고, 맺힌 관계를 풀어 떠나보내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바다를 건너온 서구의 오컬트다. 계약과 의식과 봉인으로 움직인다. 사연을 듣지 않고, 조건을 걸고 대가를 받는다.

두 방식은 문법이 다르다. 한쪽의 방법으로 다른 쪽의 존재를 다루면 탈이 난다. 그리고 두 방식이 한자리에서 겹치면, 어느 쪽의 규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지금 두 체계는 섞이지 않은 채 아슬아슬하게 함께 있다.